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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부터 네오사피엔스에서 PM(Product Manager)으로 3개월을 지냈다. 수습 종료를 앞두고 네오사피엔스에서의 새 출발은 어땠는지 회고해보고 싶어서 글로 정리해보았다. 사실 네오사피엔스에서의 회사 생활에 대한 회고라기보다는 네오사피엔스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나의 사고에 변화를 준 세 꼭지들을 잡아봤다.

가장 중요한 건 연봉도 직무도 아닌 이것

첫 번째 회사는 제조업에서 나름 큰 대기업이었고, 두 번째 회사는 나름 커진, 그리고 더 커지고 있는 교육 스타트업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인공지능 성우를 서비스하는 회사에서 근무한다. 파도를 쳤던 내 커리어처럼 내 연봉도 여러번 파도가 쳤었다. 첫 회사에서는 대기업이 주는 안정적이고 대졸 신입치고는 높은 연봉이 주는 행복은 달콤하지만 아주 짧다는 것을 배웠다. 두 번째 회사에서는 스타트업에서 구성원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일이 무엇인지 피부로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짧지만 돌이켜보니, 커리어는 “직무(Position)”가 결정한다고 생각했는데, 일정 부분은 맞지만 가장 내 일의 성격과 커리어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 서비스가 어떤 산업(도메인)에 속하느냐 였던 것 같다. 우리 서비스가 내가 생각하는 커리어 가치관과 얼라인이 맞으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이 서비스를 좋게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주도적으로 생긴다. 나는 2017년 머신러닝을 처음 학습으로 접하고, ‘데이터’와 ‘인공지능' 두 키워드 만을 바라보고 커리어를 쌓아가고 싶었다.

비록 연구원이 되지는 않았기에 사실 네오사피엔스에서 내가 “인공지능" 서비스의 모델이나 데이터를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컨트롤하는 일은 없다. 하지만 이 서비스가 ‘내가 사람들에게 제공하고자하는 좋은 인공지능 서비스인가’에 대해서는 내 커리어의 내가 하는 모든 업무의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베이스가 되는 것 같다.

데이터가 많은 회사에서 Growth PM은 매우 복받은 자리

교육회사를 다니면서도 PM이라는 포지션을 사용했지만, 그 때는 교육 기획자 롤이 가장 컸고,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운영하는 업무가 주요했다. 그래서 당연히 ‘PM = 기획자’라고만 생각했다. 근데 면접장에서 내가 받은 질문은 Boxplot을 그리는 방법이나 표준 정규분포, 선형 회귀방정식과 계수들의 의미 등 통계적인 지식이었다. “이걸 왜 물어보지..?” 싶었지만 전공 지식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형식적으로 물어보는 것이겠거니 생각했다(다행이 이 과정은 머신러닝을 공부하면서 습득했기에 미꾸라지처럼 잘 넘어간것 같다).

근데 입사해보니 이게 뭐람, 평균과 표준편차를 mu와 sigma라고 부르고, 실제 데이터를 t검정하여 상관계수를 뽑으면서 일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물론 모두가 그러진 않았다). 이런 과정에서 내가 PM으로서 이전 업무를 적용해 볼 수 있는게 거의 없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일단 통계 책과 강의를 구입하고, 친구들과 통계 스터디를 꾸려서 나름 잘 헤쳐나가고는 있지만, PM이라는 직무에 대해서는 또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느낌을 주어서 마음가짐을 다시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

그리고, 실제로 모든 게 교과서처럼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공부한 내용들이 실제 데이터에 적용되어서 결과로 나타났을 때의 경험은 얼마나 짜릿한 지에 대해서 여럿 경험하고 있다. 회사에 다뤄볼 수 있는 데이터들이 많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어쨌든 사람이 일하는 곳

진부한 얘기지만, 결국은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일이니, 구성원의 색깔과 스타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면에서 친구들중에서도 찾기 힘든 나와 같은 MBTI가 회사에 많이 계신건 좀 놀라웠다(내 MBTI는 굉장히 적다고 한다). 물론 짧은 3개월 동안 업무적인 갈등도 보았고, 아직도 회사에 누가 어떤 역할을 하시는지 100% 숙지하진 못했다. 회사는 하나의 사회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조직의 캐릭터가 정해진다(개인이 아닌 조직의 캐릭터). 네오사피엔스의 캐릭터는 타입캐스트의 서비스에서 잘 묻어난다. 타입캐스트의 캐릭터는 200개가 넘지만, 그 캐릭터가 제작되는 과정과 결과물에서 네오사피엔스 구성원들의 생각과 스타일이 잘 묻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구성원들이 캐릭터 하나 하나에 영혼을 불어넣고, 마치 포켓몬처럼 아낀다(?).

 

네오사피엔스에서의 생활은 마치 RPG 게임같다(하지만 캐릭터도 내가 만들어야하고 숨겨진 퀘스트는 내가 알아서 찾아서 깨야하는..). 입사 첫날 “재밌게 일하고 싶다"고 밝힌 포부처럼 재밌게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 안에서 재밌는 일들이 마구마구 생겨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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