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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7일 네오사피엔스에 합류하고 꼬박 1년이 되었다. 단언컨대 내 인생에서 가장 시간이 빠르게 흐른 기간이었다(군대와 비교하자면 10배이상 빨랐다). 1년 간 많은 일이 있었지만, 회사엔, 그리고 나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정리해보았다.
회사의 규모
많은 스타트업이 위기를 겪고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 회사는 인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 구체적인 숫자를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비상연락망 기준으로 내 입사 당시와 현재, 인원은 56%가 증가했다. 소수의 인원이 퇴사하고, 다수의 인원이 입사했다. 다양하고 개성이 뚜렷한 인격체들 사이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조직이 작을수록 사람이 더욱 소중하고, 커질수록 그 소중함을 잃지 않는 것은 더더욱 중요하다.
결론적으로는 잘한 결정이겠지만 어쩌다보니 이제 삼성역 근처의 더 큰 오피스로 이동하게 되었다(정말 어쩌다보니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내부사정이..). 서로간의 책상의 거리는 멀어졌고, 커뮤니케이션은 더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이란 자고로 물리적인 것만은 아니니, 또 나름의 새로운 문화가 생겨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업무의 규모
입사할 당시와는 다르게, 4월부터는 타입캐스트 웹앱 프로덕트 전체를 담당하는 PM이라고 쓰고 PO라고 읽는 사람이 되어서 업무의 범위가 엄청나게 많아졌다. 그 전에는 타입캐스트에서 출시되는 캐릭터 관련 지표를 분석하고 개선하는 PM이었지만, 지금은 120만 가입자를 맞이하는 대문에서부터, 그들이 나가는 출구까지를 모두 맡게 되었다. 교육 콘텐츠를 기획하던 PM이 웹서비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구석구석 알고 있을리가 없었지만, 귓구멍 콧구멍과 눈구멍으로 흘러나가는 나의 영혼을 붙잡으며 체화시키는데 집중하는 9개월이었다(영혼은 매일매일 가출하려고 시도하지만, 나름 잘 선방하고 있다).
아직도 부족한게 많고,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일을 하면 할수록 학생때보다 더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머릿속으로만 하고 몸은 움직이지 않는 나날을 보낸다. 그래도 새해라고 사내스터디도 구성하고, 나름 일을 쳐내는 시간보다는 손에 들린 일의 본질과 커리어에 대해 고민을 하는 시간을 늘려나가고 있다.
프로덕트의 규모
타입캐스트는 대본을 입력하여 음성을 만들어주는 TTS(Text To Speech) 서비스에서, AI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더 많은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종합 콘텐츠 제작 툴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콘텐츠 제작 툴‘ 이라는 표현도 타입캐스트를 콘텐츠 제작에 국한하여 가두는 느낌이 들어 만족스럽지는 않다. 타입캐스트는 콘텐츠 제작자가 콘텐츠에 영혼을 불어넣는 데에 도움을 주는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표현하면 조금 나은 것 같다.
나눠져있던 오디오/비디오 생성 에디터를 통합하였고, 한 차례 멤버십 개편도 있었다(아바타 2 개봉도 12년이 걸렸는데, 이 두 사건이 동시에 한날 한시에 일어난 것 자체가 미라클인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유저들의 수많은 피드백을 받았고, 그 피드백을 통해 프로덕트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유저와 프로덕트 제작자가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게 아니라 피드백을 주며 성장하는 전쟁이 있다면, 7월부터 현재까지도 그 전쟁은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것들이 일어났다.
- 주변 사람들의 유튜브 쇼츠 소리를 들으면, 이게 타입캐스트를 통해 제작된 것인지 아닌지 열개 중 여덟개 이상은 맞혀낼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 하루도 빠짐 없이 데이터를 추출하고,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훈련을 할 수 있었다(정말 출근을 했다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데이터와 함께 했다). 이 과정은 정말 행복하고, 스트레스가 풀리는 일이다.
- 알면 알수록 알 수 없는 것이 유저들의 속마음이고, 아이는 없지만 만약 아이가 생겨서 키운다면 이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을 잘 알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그들은 늘 우리의 예상을 빗나간다).
일해라 절해라 전문가
Product Manager : Typecast Studio, Mixpanel DA, Character User stats
일해라 절해라 전문가, 인간 맥심 인간 카누
실제 나의 슬랙 프로필 소개란에 쓰인 문구이다. 나는 회사에서 일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프로덕트가 개선되도록 문제를 찾아내고 사람들에게 소리지르고(불이야!!) 별것도 아닌 일에 호들갑을 떠는 역할을 한다. 초기에는 ‘괜히 나혼자 유난떠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이 날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었다. 그럼에도 요새는 ‘나 아니면 누가 유난을 떨겠나, 호들갑을 떨었는데 별일이 아니면 다행이고, 아님 말고’를 시전하며 내면의 평화를 찾는다.
프로덕트 매니저가 아니면 누가 우리 프로덕트에 불났다고 소리지를 것이며, 우리 프로덕트에 불나면 어떡하냐고 호들갑 떨 것이며, 불이 나더라도 소화기와 소화전이 적절한 위치에 있는지, 충분한지 고민하겠는가? 프로덕트에 불이 나지 않는다면 프로덕트 매니저는 필요 없다.
또 앞으로 어떤 1년이 펼쳐질까? 1년 뒤에 타입캐스트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우리 회사는 어떻게 되어있을까? 나는 어떻게 되어있을까? 이런 궁금증이 생기는 1주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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